사카모토 류이치 추모하는 12月…'아쿠아', 세 작품서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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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모토 류이치 추모하는 12月…'아쿠아', 세 작품서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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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좋은 음악은 행간(行間) 아니 선간(線間)도 말을 넘겨준다.

일본 거장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1952∼2023·坂本龍一)의 음악이 특히 그렇다. 곡에 대한 맥락을 알지 못해도 여백으로 가득 차 있는 그의 음악은 이를 품고 있는 장면이나 듣고 있는 청중의 마음보다 더 많은 걸 함축하고 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건 동시에 사카모토의 음악이 장면이나 마음을 함부로 침범하지 않는 데 있다. 지난달 29일 국내 개봉한 영화 '괴물'(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음악실 광경이 대표적인 증거다.

'미나토'(구로카와 소야 분)가 교장 선생님(다나카 유코)에게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는 신(scene)에서 중요하게 사용된 악기가 트롬본과 호른이다. 두 사람은 마음 깊숙한 곳에 숨겨놓은 비밀까지 서로에게 털어놓지 못하지만 트롬본과 호른을 함께 힘껏 분다. 두 악기 소리의 불협화음은 삶에서 화음이 되는 기적이 빚어진다. 고레에다 감독의 연출력·배우들의 연기력이 빛을 발한 정경인데 "내 음악이 방해되지 않기를" 바란 사카모토의 신중한 고민이 맞물려 완성된 명장면이다.

사카모토가 마지막으로 영화 음악감독으로서 작업한 '괴물'을 비롯해 12월은 국내에서 사카모토 추모 작품의 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괴물'이 누적 관객수 37만명을 넘기며 흥행하고 있는 동시에 지난 27일엔 영화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가 개봉했다. 개봉 당일에만 1만명이 넘게 본 이 영화는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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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형 팝스타의 콘서트 필름이 극장가에서 유행했는데,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만큼 고독한 콘서트 필름은 없을 것이다. 굽은 등, 마른 손, 초췌한 얼굴 등의 모습으로 103분간 20곡을 연주하는 사카모토의 모습은 숭고하다.

사실 사카모토 팬들에겐 익숙한 장면이 다수 보인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온라인 콘서트 '류이치 사카모토 : 플레잉 더 피아노 2022(Ryuichi Sakamoto: Playing the Piano 2022)'를 위해 촬영한 영상을 다듬었기 때문이다. 작년 9월 사카모토가 일본에서 가장 좋은 울림을 만들어내는 곳이라 여긴 NHK 509 스튜디오에서 8일 간 촬영했다. 온라인 콘서트는 60분가량이었다.

영화는 러닝타임이 40분 더 늘었는데, 대형 스크린을 통해 눈에 들어오는 사카모토의 모습은 더욱 아련하다. 특히 독주 악기로서 피아노의 가능성을 극한으로 탐색하는, 일종의 피아노 소나타 공연인데 마치 사카모토와 피아노가 생에 마지막 담화를 나누는 듯했다.

정작 대사는 "다시 합시다. 잠시 쉬고 하죠. 무지 애쓰고 있거든" 정도밖에 없다. 이런 점은 음악에 오히려 더 집중하게 만든다. 여백의 미를 통한 명징함의 미학, 특히 삶의 끝을 향해 가면서도 음악이라는 노동을 하는 자의 숭고함이 듣는 이들의 심장을 파고들어왔다. '직장암 투병'이라는 서사가 없어도 그 자체로 훌륭한 연주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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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리스트는 다채롭다. 사카모토가 몸 담은 전설적인 밴드 '옐로우 매직 오케스트라'(YMO) 곡부터 마지막 정규 음반 '12' 수록곡, 그리고 참여한 영화 음악 등을 골고루 배치했다. 지금 시점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아쿠아(Aqua)'도 흐른다. 사카모토가 1998년 발표한 음반 'BTTB'(Back to the Basics)에 실린 곡이자 국내에서도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곡인데, '괴물'의 마지막 부분에 아릿한 희망을 담아 울려퍼졌다. 두 개의 다른 색깔의 영화에서 '아쿠아'가 각자 방식으로 삽입된 것이다.

'아쿠아'는 지난 27일 사카모토의 차녀 사카모토 미우의 국내 첫 단독 내한공연에서 변주돼 흘러나왔다. 공연기획사 프라이빗 커브 '아름다운 싱어송라이터 시리즈 2023' 하나로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소극장에서 펼쳐진 이 공연에서 미우는 '아쿠아'의 보컬 버전인 '인 아쿠아스케이프(in aquascape)'를 이날 앙코르에서 들려줬다. 공연 내내 청중을 감싼 미우의 청아한 보컬에 희망의 마침표를 찍는 듯했다.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의 감독은 사카모토의 아들 소라 네오다. 이렇게 사카모토의 딸과 아들은 아버지의 음악 유산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기리고 또 그걸 관객들과 나누며 유대의 장을 만들었다. 밴드 '새소년' 프런트 퍼슨이자 싱어송라이터 황소윤도 그 연대의 장에 놓인 인물이다. 사카모토가 미우에게 한국에 멋진 밴드가 있다며 딸에게 새소년 영상을 보여줬다. 올해 3월 새소년이 일본에서 공연했을 당시 미우가 현장을 찾았다. 이번 미우의 콘서트에선 황소윤이 스페셜 게스트로 등장해 '디 아더 사이드 오브 러브(The Other Side Of Love)'를 듀엣했다. 미우는 공연 후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황소윤과 노래를 하게 돼 너무 행복했다. '디 아더 사이드 오브 러브'를 부르면서 아버지께서 우리를 치유해주실 거 같은 묘한 느낌이 들었다"고 썼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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