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톤스, 20주년 자축 아니네…10곡 메들리 '파티 플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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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톤스, 20주년 자축 아니네…10곡 메들리 '파티 플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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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프레시맨(Freshman)(remix)'을 시작으로 '솔라 시스템 슈퍼 스타스(SOLAR SYSTEM SUPER STARS) '도망자' '아시안게임' '몰라요' '챈스!(CHANCE!)' '패스트(FAST)' '샤인(Shine)' '신도시'를 거쳐 마침내 '긴 여행의 끝'까지….

출발부터 제대로 된 20주년 기념 선물이었다. 밴드 '페퍼톤스(PEPPERTONES)'(신재평·이장원)는 지난 22~23일 서울 영등포구 명화라이브홀에서 연 전국 투어 첫 공연 '2024 페퍼톤스 콘서트 '파티 플렌티'를 열 곡을 연결한 메들리로 출발했다. 약 30분간 20년 흔적이 압축된 대목이었다. '도망자' '신도시' 같은 경우는 페퍼톤스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곡이었다.

신재평은 이번 공연 첫 날 열 곡 메들리를 끝낸 뒤 "20년 간 한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거예요. 너무 힘들어 중간중간 30초가량 쉬는 대목을 넣었다"며 웃었다. 신재평·이장원은 애초 스무 곡 메들리를 준비하려고 했으나, 그건 도저히 안 될 거 같았다고 나란히 너스레를 떨었다.

페퍼톤스는 부침이 심한 인디 신에서 20년을 살아남았다. 작은 음반사였다 주류 레이블이 된 안테나에 속해 있지만, 여전히 마이너 감성을 내세우며 인디 신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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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까지 13년 동안 인디 뮤지션을 소개하는 대표 플랫폼으로 통한 네이버문화재단 온스테이지가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마지막으로 내세웠던 뮤지션이 페퍼톤스였다는 것만 봐도 이들의 무게감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4월 20주년 기념 음반인 '트웬티 플렌티'를 발매한 페퍼톤스의 존재감은 확실히 라이브에서 더욱 뚜렷해졌다. 신재평은 "올해가 유독 긴 느낌이에요. 이 더운 날에 겨울의 느낌이 듭니다. 그간 안 했던 일들을 해 어색해서 그런지 길게 늤지네요. 그런데 오늘을 향해 달려온 거 같아요. 꿈 꾸던 그곳에 도착한 느낌입니다"라고 했다.

'트웬티 플렌티'에 수록된 신곡 무대도 선보였다. 특히 활동 초창기에 만들었다 발매하지 않았던 '오래된 신곡'들인 '왜냐면…', '스퀴즈번트' 무대는 신선했다. 신재평은 이 두 곡에 대해 민망하다고 표현했지만, 편곡을 새롭게 해 콘서트에 어울리는 근사한 곡들로 재탄생했다. 특히 활활 불타는 야구공을 배경으로 한 '스퀴즈 번트' 무대는 흡사 메탈 공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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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싱잉 랩(?)이 포함된 '트웬티 플렌티' 수록곡 '홈(home)'과 정규 4집 '비기너스 럭(Beginner's Luck)'(2012) 수록곡 '로봇(ROBOT)'을 연이어 들려줬는데, '홈'을 먼저 만들고 '로봇'을 만들었다는 비화를 신재평은 처음 들려주기도 했다.

양일 간 게스트들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공연 1일 차에는 권순관이, 2일 차에는 유다빈밴드가 등장했다. 페퍼톤스 20주년을 기념해 대표곡 리메이크 가창에 나섰던 두 팀은 각각 '생 큐(Thank You)'와 '노래는 불빛처럼 달린다'를 선곡했다. 특히 페퍼톤스와 절친한 권순관은 자신의 자취방 싱글 침대에서 맨살의 이장원과 누워 잠들었던 때를 떠올리며 웃기도 했다.

페퍼톤스는 앙코르곡으로 시간이 흘러도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캠프파이어'와 '21세기의 어떤 날'을 들려줬다. 특히 '21세기의 어떤 날'은 특정 구간의 가사가 공연하는 날마다 매번 바뀌는 의미가 있는 노래다. 이번엔 "사랑 낭만 슬픔과 눈물 모두 흘러가겠지만 / 2024년 6월22일 이 세상이 얼마나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사랑 낭만 슬픔과 눈물 모두 흘러가겠지만 / 2024년 6월23일 이 세상이 얼마나 얼마나 아름다웠는지!"으로 각각 바꿔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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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은 "올해 느릿느릿 시간을 보내며 20주년을 즐겁게 자축해왔는데 스무살짜리 청년들을 쭉 보니까 이건 자축이 아니다. '파티 플렌티'다"라고 흡족해했다.

이번 서울 공연은 '파티 플렌티'의 첫 콘서트다. 페퍼톤스는 오는 7월 6일 부산, 13일 대구, 14일 광주, 20일 대전, 21일 전주 등으로 공연을 이어간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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