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추승현 기자 = "예전에는 범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생각했어요. 살짝 편견이 있었는데, 인간 사는 이야기를 다룬다는 생각이 들어요."

방송인 안현모는 23일 KBS 2TV 예능물 '스모킹건' 시즌2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스모킹건'은 숨겨진 진실을 찾아내는 과학수사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과학수사의 중요성과 역할을 전하는 프로그램이다. 범죄의 현장 속, 범인을 가리키는 결정적 증거를 뜻하는 스모킹건에서 이름을 따왔다. 지난해 11월 시즌1이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안현모와 유성호 서울대 법의학교실 교수, 김복준 전 수사과 과장은 시즌1에 이어 함께한다. 이지혜는 미스코리아 출신 방송인 이혜원의 자리를 이어받아 MC로 합류했다.

유성호와 김복준이 현장에서 있었던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안현모와 이지혜는 시청자의 마음을 대변한다. 김복준은 "저는 범죄 장르 진행이 익숙하지만 안현모는 시즌1에서 처음 접하지 않았나"라며 "녹화할 때 씩씩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속이 상해 죽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안현모는 "제가 기자 생활을 할 때 비판적이고 부조리한 걸 많이 들여다보니 한쪽 눈만 뜨고 있는 느낌이었다. 프리랜서로 예능 분야도 접하다 보니 나머지 한쪽 눈을 뜬 느낌이었는데, 너무 빠져서 그쪽만 쳐다보다가 '스모킹건'을 하다 보니 비로소 양쪽 눈을 뜨는 것 같다"며 "균형 갖춘 시선을 갖게 됐다는 걸 느낀다"고 했다.

진행자로서 중심을 잡는 역할에 충실하려고 한다. "처음에는 표정이나 목소리 톤 관리가 안 됐다. '진행자니까 감정을 절제해 달라'는 소리도 들었다"며 "화가 나더라도 언어로 표현하지 표정으로 표현하지 말아야겠다는 걸 훈련했다. 그러나 (사건을 접하고) 절대로 감정적으로는 무뎌지거나 덤덤해지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이지혜는 살아있는 리액션을 보여준다. 안현모는 "이지혜가 마치 여태까지 함께 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이지혜만의 분노 표현법이 있더라"고 했다. 김복준은 "이지혜는 아이를 둔 엄마의 입장이다 보니 아이들과 관련된 게 보이면 분노하는 게 느껴진다"고 했다. 이지혜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걸 느끼니 집에 가서도 눈물이 난다. 아이를 낳고 마음이 여려지다 보니 힘들었다"며 "이 프로를 통해 세상이 좀 나아졌으면 좋겠다. 내가 공감하면서 약자 편에서 목소리를 내면서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프로그램명이 '과학수사대 스모킹건'에서 '스모킹건'으로 바뀐 것은 이유가 있다. 안현모는 "과학 수사를 어떻게 하는지가 키포인트이지만, 조금 더 올 라운드가 됐다"며 "피해자가 등장하고 유가족의 시선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가해자의 심리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형량에 대해 법적으로 분석해 보기도 한다"고 했다. 첫 회에서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다룬다. 피해자가 직접 인터뷰에 나서기도 한다.

이어 "극악무도하고 흉악한 범죄도 있지만 이면에는 이웃집 이야기다. 자기가 피해자가 될 줄 전혀 몰랐다고 하지 않나"며 "어떻게 보면 가해자도 우리도 한 끗 차이다. 어느 날 불운한 일로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어떠한 부류의 이야기가 아니고 인간 사는 이야기라는 시선으로 바뀌었다"고 프로그램 의의를 정의했다. 오는 24일 오후 10시15분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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